눈치를 너무 많이 봐요

군집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라면 타자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현재 고민이 될 정도로 눈치를 많이 보는 상황이라면 위계나 서열을 과장되게 인식하고 매분, 매초 피해 의식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저 사람이 날 어떻게 볼까?” “혹시 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사실은 본인이 우월감, 좀 더 정확히는 열등감으로 주변 사람들을 경멸하고 있다. 사회란 유기체적 먹이 사슬에서 생존하기 위해, 악착같이 번영하기 위해 남을 적이나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충동구매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위 불안’의 개념을 들어 이를 설명한 바 있다.

동료나 거래처, 고객으로부터 한 소리 들었을 때 그 사안에 대한 해석 작용보다 입지가 흔들릴지 모른다는 지위 불안 작용이 먼저 동해, 보통 사람들보다 더 큰 실망감과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과도한 긴장, 압박감,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심하면 일시적 퇴행 현상까지 겪게 된다. 늘 주위를 경계하고 때로 분노를 표출하는데, 그 분노의 대상은 자기 자신인 경우가 많다. 지위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엄격하고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율 지키기, 목표 달성 등에 실패한 자신을 극도로 혐오한다.

문제의 본질은 ‘독립성의 결여’다. 언뜻 생활력이 강한 거처럼 보여도 깊숙이 파고들어 보면 어린아이들처럼 ‘의존적’이라는 거다. 물론 인간은 타인의 반응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될 수 없다. 미치지 않고서야,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100% 독립될 수 없다. 다만 무리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 보려고 노력할 순 있다. 적과 떨어질 수 없다면 부모나 후견인, 친구, 연인 등 자신이 ‘과민하게 의존하는 대상과 떨어져 볼 것’을 권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 다 처음 사는 삶이다. 너무 자신을 책망하지 마시라. 나를 ‘쓰다듬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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