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상담

진짜 좋은 상담은 불친절한 상담이다. 어떻게든 들어주고 이해시키기 위한 친절한 예시, 수사적 표현보다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생각할 여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불친절함이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하는 거다. 그래서 나는 항상 삐딱하고 불친절하다.

희한하게 내 주변에는 항상 문제적 인간들이 꼬였다. 유유상종, 끼리끼리의 법칙이라고, 비슷한 만큼 무의식적으로 유사한 기호에 끌린 거다. 난 그들을 자석처럼 빨아들이곤 했는데, 그 결과 두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첫째, 인간 심리의 핵심은 역설이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은 역설적이다. 둘째,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아주 가끔 변하긴 하지만 그 변화의 폭이 미미하며, 미미하게 변화하는 부분 역시 엄청난 세기의 외부 자극이 기묘한 형태의, 거의 폭발적인 형태의 내적 동력으로 전환될 때에만 가능했다.

심리학, 정신 분석학, 정신 의학 연구 끝에 상담사가 되는 경우가 보편적이겠으나 난 그들을 좀처럼 믿지 않는다. 내가 지금 힘든 일이 있어 당장이라도 뒈질 거 같다면 난 먼저 그런 일을 직간접적으로 겪어 온 ‘살아남은 자들’을 찾아가고 싶다. 좀 놀아 본 오빠가 놀다 넘어진 여동생을 부둥켜안아 일으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각자 사는 거다. 혼자 태어나 혼자 죽는다. 사는 동안에라도 괜히 남 덕 볼 생각할 필요 없다. ‘그나마’ 통제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으며, 사실 ‘그마저도’ 통제가 잘 안 된다. 그래도 나 하나를 최대한 간수하고자 노력하는 게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나을 수 있다. 나를 잘 간수하자. 하루를 살더라도 ‘나답게’ 살자. 나답다는 게 상투적인 말 같고 나다운 게 뭔지 잘 모르겠다면 ‘너답지 않게’ 살자. 우린 모두 다르다. 공연스레 낯간지러운 말로 다 괜찮다는 식으로 듣고 싶은 말만 골라 해 주듯 삭치고 싶지 않다. 분명 다 괜찮지는 않다. 그러나 힘내시라. 각자가 처한 형편과 시점에서 꼭 저마다의 방식으로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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