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앞에 선 단독자

트랜스젠더들이 겪는 고충을 밝히며 관용을 호소하던 인터뷰 영상에 달린 댓글 중 하나. “고추 떼면 여자 되는 거냐? 구두 신고 화장하면 여자 돼? 에라, 난 고양이 좋아하고 인조 손톱 달고 있으니 오늘부터 난 고양이다!” 비록 정밀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진 않지만 일리 있는 일침으로, 본의 아니게 본질주의에 접근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댓글이었다. 위 같은 현상과 대척점에 […]

Continue Reading

비겁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는 한 일진 녀석의 심기를 건드려 맞을 뻔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함께 있던 친구들의 무리는 무려 열댓 명. 그러나 덩치 큰 한 놈에게 두들겨 맞을 까봐 아무도 선뜻 나서질 못했다. 나는 때마침 졸음이 와서 눈 좀 붙였다(꿀잠으로 피로를 풀었다. 피부도 좋아짐). 그로부터 수십 년 뒤, 친구는 군대에 갔고 선임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 “형, 해요. […]

Continue Reading

좋은 어른

대학을 졸업하고 어처구니없게도 첫 직장이 되어버린 한 회사의 면접에서 나는 사장과 두 시간 가까이 되는 긴 대화를 나눴다. 사장은 교육에 대한 철학도, 젊은 세대에 대한 연민도, 정의감도 있어보였다. 그러다 사정이 생겨 그만두게 되었을 즈음, 그는 내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지급일을 차일피일 미루다 나중에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퇴사하던 사원에게는 근무 중 발생한 손실액을 […]

Continue Reading

군 가산점제 부활

앞서 페미니즘 담론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와 역할, 필요성 등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실생활에서 양성평등을 지향하고자 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병역 관련 문제에 관해서는 상당 부분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만큼 징병제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징병제라는 건 내가 태어나기를 선택하지도 않은 국가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해야 하는, 개인의 내밀한 […]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