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영] 라면 끓여주는 엄마

영화 <박화영>의 주식은 라면이다. 화영은 친엄마 대신 허름한 집 하나를 얻었다.
집주인이 된 화영은 발악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또래 친구들에게 자신을 '엄마'라고 부를 것을 요구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한 막중한
무게감을 주입시킨다.(다만, 화영의 구애에 친구들은 설득당하지 않는다.)
라면을 끓여주고 재떨이를 비워주는 이상한 집 주인, 엄마.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화영은 언제나 라면을 끓인다.
영재에게 숨소리도 내지 못하게 맞은 날 이후에도, 영재를 위해 짜장라면을 끓인다.
자신이 끓인 라면을 먹는 친구들을 보며, 화영은 자신의 존재감을 먹었다.
자신이 이곳에 필요한 사람이라 믿어야만 했다. 화영은 쪽팔려서 분노하지 않는다.
자신의 집에 소속되지 못할까 봐 분노한다.

18살, 그들의 이야기는 심히 폭주한다.
어른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학생답지 않은 학생 이야기를 본다.
화영이 거리에서 난동을 부릴 때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행인들과 관객은 닮았다.
관객은 화영의 존재를 그렇게 확인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위협을 느끼면 한 발짝 물러나지만, 이상한 사람의 난동에
굉장한 흥미를 보이는 어른들.

영화 초반부에 낯설었던 18살의 세계에 관객은 곧 익숙해진다.
상대방의 까칠한 반응에 난데없이 "생리하냐?"라고 되묻는 그들의 관계에 녹아든다.
박화영 캐릭터는 계속해서 살아움직인다.
덕분에 관객은 18살의 '화영'이야기에 상당한 흥미와 적당한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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