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여자의 ‘괴물-BE’

 

  소설[채식주의자]는  ‘아파트’를 활용하여 평범함을 설립한다. 현대사회 평범한 부부의 권력관계는 어떻게 놓여 있는가. 자신의 공간에서조차 자립하지 못한 여자가 무대 위에 놓여있다. 그녀는 ‘괴물(사회의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열망. 즉, ‘나’로서 존립하겠다는 의지)-BE’ 를 실현하고자 자신의 무대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

  남편과 아내는 무대 공간 ‘아파트’에 출연한다. 무대 공간 속 두 배우(아내와 남편)의 행동양식은 지나치게 섬세하다. 남편은 아내를 감각적으로 주시한다. 남편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정교하게 문장화된 쇼트를 바라보는 느낌을 받는다.

  [채식주의자]는 식물로 변해가는 아내의 원형과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한다. 이야기는 아내의 원동력인 ‘상처’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진행된다.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아내는 곧 의식주를 거부한다.

의 /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다

식 / 고기를 먹지 않는다

주 / 잠을 자지 않는다

그녀는 존립을 위한 의식주를 거부하고 새로운 행동(Action)을 선택한다.

남편은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는 아내를 비이성적 인간으로 몰아세운다. 아내는 지독히 평범하지만 굳건한 남편의 영역을 침범하는 외부인으로 설정된다. 남편의 시선에서 아내는 괴물로 변모한 타인이다.

육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언가가 되기 위한 그녀의 욕망은 추상적이다. 때문에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각의 시선이 필요하다. 이야기의 감각적 묘사는 독자를 추상적 세계에 안착시키도록 만든다. 아내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변화한다. 변모한 아내의 성격 유형은 현대사회 여성의 존립 패러다임에 편입된다. 소설은, 그녀를 통해 뿌리 깊은 남성 중심 시선의 폭력성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사회의 여성적 역할이 아내에게 주입되었다. 이는 곧, 탈 인간적 존재로 규정된 폭력의 시선을 의미한다. 이야기는 아내를 인간적 존재로 인식시키기 위해 함께 투쟁한다.

 

질문 1.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성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질문 2. 우리는 자신의 무대 밖으로 뛰어내릴 수 있는가? (Acting out, 괴물-BE)

   소설의 가장 큰 이분법적 덩어리는 정상성과 비정상성 사이의 갈등이다. 이야기는 인물에게 존립할 수 있는 무대를 선물한다. 무대 위 그들은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행동하며 목적을 찾는다. 목적을 지닌 그들은 관계를 만들어 내며 권력을 쟁취한다. 하지만 아파트라는 무대에 고착된 그들에게 사랑은 배제된다.

   독자는 일상의 미세함을 남편의 목소리로 듣는다. 때문에 운명을 향해 돌진하는 아내의 선택행위에 새삼 놀랠 수밖에. 그녀가 선택한 ‘괴물-BE’는 마조히스트(Masochist)스럽다. 폭력으로 가득 찬 자신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법칙을 찾아낸다. 상대방을 폭군으로 만들어, 권력을 성취한다. 독자는 아내에게 비난 대신 존경과 환대를 표한다. 아내는 마조히즘(Masochism)의 파멸 속에 자신을 집어넣는다. 마조히스트인 아내는 여성의 존립 문제에 화두를 던진다.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가하는 여성적 주체로 새로이 변모하는 아내. 자신의 무대에서 스스로를 부정하며 이탈해 나가는 기괴함을 보여준다. 그녀는 자신의 무대 위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마친다.  아내는 타나토스(Thanatos)에 도달하기 위해 달린다. 소설은 집단 속 부서지는 개인의 선택을 읽도록 돕는다. 자신의 운명을 향해 달려나가는 행동을 통해, 선택과 결정을 인식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는 타나토스를 향해 달려나가는 행동(Action)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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