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주세요 나의 순정을

예전에 ‘진보신당’이라는 이름의 좌파 정당이 있었다. 당이 생겨났을 무렵, 당에 당원으로 가입해 매달 당비를 오천 원씩 냈다. 그냥 냈다. 젊은 날의 유행병이나 열병 같은 거였다. “알바 끝나고 집에 와서 이회창 지지하면 이상하잖아?”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말인데, 돌려줘라(오래전에 정당도 해산했겠다, 돌려주기 뭐하면 OK캐쉬백 포인트로라도 돌려줘라). 난 기초생활수급자도 차상위계층도 아니었다. 누군가의 해직 혹은 급여, 연금, 의료비 수급 등 생사여탈을 둘러싼 투쟁이 내게는 한시적으로 뜨거워지는 기분 전환 같은 거였다.

정치 지향을 정하는 일은 참 쉽다. 사회에 속한 나를 보면 된다. 통장 잔고를 보면 되고, 주변 사정을 보면 된다. 어려운 건 그 다음이다. 진보도 보수도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모순적이며 이중적이다. 그때그때 다르다. 정치적 무관심 조장도 아니고 양비론도 아니다. 단지 더 이상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것에 옳지 않은 일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 말자(이게 무슨 말이냐).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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