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은 구원파가 아니라 막가파다

농담이다. 본질은 박진영이 구원파든 구원파가 아니든 상관이 없단 거다. 보도가 의제를 설정할 수 있을 때는 선악과 관련할 때뿐이다. 사적 영역에 대한 존중이 부재하고 공적 영역에 대한 도덕성 요구의 잣대가 지나치게 까다로운 사회의 틀을 이용한, 가벼워 보일까 봐 은근히 진지함의 열망과 엮으려는 의도가 다분한, 영달에 급급한 악의적인 보도다. 예를 들어, 박진영이 진짜 막가파라서 ‘어머님이 누구니’하며 어머니를 때렸어. 아님 세월호에 뭘 쐈어. 그럼 문제시, 문제화돼야 하는 게 맞다. 특정 언론사의 특종 아닌 특종에 무지막지하게 쉽사리 반응하는 대중의 심리, 그 심리가 발동되게 된 기저에 문제가 있다.

디스패치가 한 연예인의 이미지를 단숨에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건 그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대중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생뚱맞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인간 심리는 꽤나 역설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하는 일정량의 분노 표출은 상대를 향한 분노가 아닌 나 자신을 향한 분노에 가깝다. 단언컨대 근로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회사에서 쌍욕 먹어 가며 빡세게 야근하고, 철야하고 돌아와 보니 박진영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떠 있는 거다. 빡친다.

OECD 연평균 근로 시간 지표 최상위권에 속하는 한국과 최하위권에 속하는 독일. 퇴근하고 취미나 여가 생활을 할 시간, 분노를 해소할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은 그 절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물론 근로 시간 단축이 단축키 누르는 거처럼 쉽지 않을뿐더러 한국 사회와 독일 사회를 정면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축해야 한다. 단순히 재화 소비 기회 창출을 넘어, 연예인 등에 과열되는 비꾸러진 분노의 공적 표현이 한층 유화된,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에 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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