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약하지만 웃음

가진 거 하나 없는 우리가 부조리, 비논리, 파괴, 충격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미약하지만 웃음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빡치는 일을 웃음으로라도 승화시키지 않으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개그를 한다. 부장이 회식자리에서 농담 삼아 얼굴 지적, 화장 지적을 할 때 거울을 꺼내 보여주며 “넌 무슨 김일성이니?”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퇴근 후 아군과 콤비를 짠다. 상처와 위안의 순환이다. 아군과 전화로 콤비를 짜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을 하지만 결론은 항상 어떻게든 살아야한다는 것.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웃음을 좀 더 강화하는 거뿐이다. 무대 위 화려한 스탠드 업 코미디 쇼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매일같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처절하면서도 도발적인, 자조적인 동시에 전복적 의미를 담고 있는, 그런 종류의 웃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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