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 있는 최고은에게

하늘나라에 있는 최고은에게. 선배님, 안녕하세요. 선배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전 선배님의 대학 후배예요. 생활고로 인한 선배님의 죽음은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죠. 국가에서는 부랴부랴 예술인 복지법, 소위 ‘최고은법’을 제정, 시행했고요. 하지만 빈익빈 부익부가 심한 예술인들의 삶은 아직까지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단 소식을 전해 드려야 할 거 같아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저도 내일 뭐 하지가 아니라 내일 뭐 먹지를 고민하며 물배 채우던 때가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순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겸하며, 나다움을 유지하며 살 수 있도록, 버틸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것들을 보장해 주는 게 문화 예술 관련 복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최소한’에 이르는 장벽은 아직 높기만 하네요.

비록 한 번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편지를 쓰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삶을 반추해 보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살갑고 친근하게 다다가고 싶네요. 고은 누나, 부디 편히 쉬세요. 언젠가 만나 뵙게 될 그날이 오면 꼭 밥 한 끼 사 드리고 싶어요.

“사모님, 안녕하세요. 1층 방입니다. 죄송해서 몇 번을 망설였는데…. 저 쌀이나 김치를 조금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 번번이 정말 죄송합니다. 2월 중하순에는 밀린 돈들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전기세 꼭 정산해 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항상 도와주셔서 정말 면목 없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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