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처녀가 아니래요

간혹 드물게 질투심 강한 여성들이 남친의 전 여친을 못 견뎌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주로 남성들이 못 견뎌 하는 문제다. 정복욕과 소유욕 때문인데, 통상적으로 사춘기 이후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분비 비율은 여성보다 7배에서 13배가량 높다고 한다. 문제 인식은 명쾌하다. 강간범 같은 전 남친 놈이 청순하고 귀여운 내 여친을 따먹은 거다. 안타깝게도 망상은 반복되고 확장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두 가지 경우에서 불공평하다. 첫째, 지는. 너도 다른 여자랑 했잖아. 안 했다면 패스. 둘째, 성관계 파트너의 순번 문제가 아니라 처녀성 여부의 문제라면 내 여친이 과거 성관계 파트너가 많았던, 하지만 지금은 안정적으로 정착한 다른 여성보다 파트너의 수는 더 적은데 오히려 더 큰 심리적 압박감을 받고 있단 거다. 상대를 잘못 만났다는 증표다. 만약 그녀가 그러한 사항들을 용인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났다면 직접적인 항변 혹은 상대의 내적 갈등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간접적인 억압으로부터 고생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끝 사랑, ‘마지막’ 사랑만이 ‘현존’하고 ‘영속적’이며, 과거의 모든 한시적인 관계들을 ‘포용’하는 가장 큰 개념의 ‘성숙한’ 사랑이라는 걸 유념하고 행동하시라. 그래도 못 견디겠으면 놓으시라. 감당할 수 있는 몫까지만 감당하시라.

요는 현재 이게 고민의 최대 명제가 되어 있는 이상 무슨 수를 써도 해결하지 못 한단 거다. 보수적인 부모의 영향 속에서, 교육 환경 속에서, 종교관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좀처럼 바꾸지 못한다. 잎사귀를 떼 버릴 순 있지만 뿌리를 바꾸진 못한다. 뿌리를 들어내면 나무가 죽기 때문이다. 애인의 과거 성 경험 문제로 고심하던 사람들은 해당 문제를 이겨 내더라도 그 문제의 잔여 세력이 다른 문제로 비화되어 좋지 않은 말로를 경험하게 되더라. 따라서 환경적 죄책감, 일종의 처벌 불안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힘겹게 관계를 끌어가며 망상을 끌어안는 거보다 더 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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