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인간의 기본 상태

글뿐만 아니라 말로도 인용을 많이 하다보니까 독일의 19세기 염세주의 철학자라는 수식을 아예 외워버렸다. 뭐 아무튼. 좌우지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했다. “변화만이 영원하고 계속되며 불멸하는 것이다.”

우리는 통념적으로 안정과 유지를 보편의 상태로 인식하고, 불안정과 변화를 특수의 상태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거꾸로 변화가 인간의 기본 상태다.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다. 다만 변화를 갈구하는 동시에 두려워할 뿐이다. 어떤 인간이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죽어라 노력을 하고 있다고 치자. ‘저 목표만 달성하면 난 평생을 안정적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일정 부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종 자체를 구성하고 있는 원료와 질료는 머지않아 권태를 생산하게 된다. 이상적 규율이 현실의 원칙으로 내려앉게 되면서, 그 이후의 목표가 생겨나게 되는 거다. 이러한 권태감으로부터 유래한 목적 지향은 우리의 인지적, 의식적 노력을 통해 발생한 것이 아니며, 인지적, 의식적 노력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바뀐다. 다만 반대를 갈망할 뿐이다. 유지되면 변화하고 싶고, 변화되면 유지하고 싶다. 그러니까 기대하지 마라.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마라. 일희일비하지 마라. 순간순간 기뻐했다 순간순간 슬퍼하지 마라. 서두르지 마라. 서두르는 건 마치 어떤 남성이 주요 부위를 허벅지 사이에 끼고 스쿼트를 하며 체력 관리, 몸매 관리, 자기 위로를 병행하는 일과 같다. “아무리 바빠도 그걸 같이 해?” 추신. 인간의 근원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고자 하면 나처럼 변태가 된다. 그러니까 그냥 소파에 누워 기대와 정동을 멈추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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