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질 테다

초등학교 하굣길에 죽어있던 쥐를 발견했다. 꼬리를 집어 들고 놀이터로 왔다. 친구와 작당모의를 했다. 친구는 조용히 그네를 타고 있던 한 꼬마의 얼굴에 쥐를 던졌다. 정확히는 쥐로 싸대기를 때렸다. “쥐포 안 좋아해?” 예상과 다르게 꼬마는 울면서 집에 갔다. 학원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곧장 집으로 갔다. 은근히 공부 열심히 안 하는 타입이었다.

“블레이크! 블레이크!”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구스 반 산트의 영화 <라스트 데이즈>에 나오는 대사를 읊조리고 다녔다. 온갖 난삽한 예술 영화들에 푹 빠져있던 나는 장난감 권총을 샀고, 으슥한 시각! 권총을 들고 어떤 사람을 미행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차가 멈춰 섰다. 다 큰 어른이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들키게 되면 쪽팔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미행하던 사람을 앞질러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그때 기록은 칼 루이스, 벤 존슨보다 빨랐다!

날 지켜보던 운전자 입장에서는 평생 잊지 못할 최악의 사건일지도 모른다. 마저 차를 몰고 집으로 가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오늘 정말 보람찬 하루였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당분간 부모에게 효도하기도 어렵다. 예나 지금이나 몇 년에 한 번씩 무언가에 홀린 듯 이상한 일을 벌이게 된다.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비뚤어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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