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텐션

이 세상은 최악이다. 온통 불가능성과 한계로 가득 차 있다. 어차피 최선은 없고 주어진 선택지에서 차악을 간택할 뿐이라면 진지한 담론을 진지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하며 독자적인 영감을 선사하는 편이 그렇지 않은 편보다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최종 목적은 자유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는 카리브 해변에 누워 마가리타 칵테일을 마시는 종류의 자유가 아니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자유다.

돈을 위해 돈으로 돈을 버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기업 회장의 삶보다, 진리를 탐구하는 구도자 정신으로 늘 안 되고, 안 되고 또 안 되다 임종 직전에 씨발!”이라고 외치며 궁극의 국물 맛을 내는데 성공한 한정식집 장인 할아버지의 삶이 더 자유롭다(평생 가족들에게 무관심해 서운했을, 유언이 씨발이라 서운했을 가족들은 잠시 논외로 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세상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존엄한 자유다. 일말의 잡념도 허용하지 않는 몰입의 경지에 도달하게 됨으로 잡동사니로 가득한 인류 보편으로부터 동떨어진 해방을 맛보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고텐션이라고 부른다.

고텐션 = + tension. [명사] 부정과 분노, 강박의 에너지를 생산의 기운으로 치환하거나 되받아치는 과정, 혹은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흥분, 들뜸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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