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쿨이의 모험

내가 유일하게 아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나는 그 강아지를 ‘쿨쿨이’라고 불렀다. 쿨쿨이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항상 잠만 잤다. 한번은 쿨쿨이와 함께 저 멀리 한강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처음 보는 낯선 광경에 불안함도 잠시, 쿨쿨이는 신나게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사료를 사서 먹이자 눈 깜짝할 새 먹어 치워버렸다. 문제는 그 이후 자꾸만 혈뇨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편의점에서 산 사료가 싸구려라서 그런 걸까 한참을 고심했다. 여러모로 잘해주고 싶었다. 나는 다정한 목소리로 “보신아.”라고 부르며 자루 안으로 유도해 몽둥이로 내려치고 몸에 된장을 바른 적도 없으며, 하다못해 물 끓인 냄비를 온천으로 속이고 입욕제 대신 고춧가루를 푼 적도 없다.

평소 동물을 별반 좋아하지 않는 내가 마음속으로나마 쿨쿨이를 소중하게 여겼던 이유는 단 하나다. 주인과 쿨쿨이의 사이좋은, 화기애애한 유대감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동물도 사람이랑 비슷하다. 오래 키우던 반려견이 죽으면 자식을 잃어버린 슬픔을 느낄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 사람 자식을 잃은 슬픔에 비견할 순 없겠지만, 반려견이 갑작스레 세상을 뜨게 된다면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반려견이 그 사람의 인생에서 어떤 존재였나, 어떠한 가치였나에 따라 그 못지않은 정서적 아픔이 도사리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자꾸만 혈뇨를 하던 쿨쿨이는 결국 주인과 함께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늙은 개는 늙은 개였나 보다. 수의사로부터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결석이었다. 결석으로 인한 염증 때문에 혈뇨를 한 것이었다. 신경을 많이 쓴 탓이었을까? 거의 반평생을 동고동락해온 주인은 그 소식을 듣고 발열과 구토 증세를 보였다. 다행히도 쿨쿨이는 기력을 회복했고, 현재 주인과 함께 잘살고 있다. 올해로 무려 14년차에 접어든 할머니 개 쿨쿨이.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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