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를 묻는다

한예종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여러 대학 출신들이 연합해 주최하는, 51일 근로자의 날에 열릴 행사를 준비한 적이 있다. ‘이후를 묻는다라는 제목의 이 행사는 근로자와 학생들의 권익을 주창하는 진보 계열의 행사였다(그때 나는 홍익대와 고려대 등지에서 열린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꽤나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서울광장에서 홍보 포스터 촬영도 했는데, 내가 모델이었다. 사진에 실루엣 처리를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머리가 엄청 크게 나왔다. 행사는 경희대에서 열렸고, 행사 도중 어떤 교수 한 명이 뛰쳐나와 여기 책임자 누구야? 시끄러워서 도무지 연구를 못 하겠단 말이야!”라고 격분하기도 했다. 뭐 그냥 그랬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그 이후를 묻는 행사 이후, 시국이 점점 더 나빠졌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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