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와 코알라

드디어 꿈에 그리던 호주에 도착했다. 시드니의 첫인상은 전반적으로 차가웠다. 뉴요커들이 미국 내 다른 도시 사람들보다 차갑다는 인상을 풍기듯, 시드니 사람들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 그렇다고 무례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시크하고 쿨한 느낌이랄까. 다만 오페라 하우스는 명성에 비해 정말 볼 게 없었다. 오페라 하우스 자체보다 오페라 하우스 앞마당 바닥 갈라진 틈에 USB를 떨어뜨린 사건이 더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브리즈번으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꽤 비쌌다. 표 검사 안 하잖아! 괜히 샀어! 다음번에는 반드시 무임승차를 하고 말겠다(어린이 여러분, 절대로 따라하지 마세요). 그렇게 도착한 브리즈번은 소문대로 살기 좋은 도시였다. 현재까지 가본 곳 중 가장 도시와 자연이 효율적으로 어우러진 생태 친화 도시였다. 길가에 캥거루와 코알라가 막 뛰어다녔다.

다만 밤만 되면 미친놈들이 나타났다. 뒤에서 누군가 차를 타고 괴성을 질렀다. 돌아봤다. 놈은 약에 취했는지 광분한 상태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인종 구분이 안 되는 밤에, 꽤나 먼 거리, 갈색머리를 하고 있던 나의 뒷모습에 욕을 한 거기 때문에 인종차별은 아니었다. 행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 범죄 행각으로, 놈은 아직도 밤마다 도로를 질주하며 그러고 있을 게 분명했다. 내신 9등급인 것도 분명했다.

결국 우린 무임승차에 도전했다. 기차를 타고 골드코스트로 넘어오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성공! 우리가 그 돈을 기차표에 쓸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야! (어린이 여러분, 절대로 따라하지 마세요). 서퍼스 파라다이스는 겹겹이 치는 얕은 파도가 일품인 해변이었다. 호주의 겨울 날씨는 쌀쌀했지만 전 세계 서퍼들이 모이는 이곳까지 와서 수영을 안 할 수 없었다. 물에 뛰어들었다. 죽을 뻔했다(어린이 여러분, 절대로 따라하지 마세요. 그럼 다음 이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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