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폴라

조제는 제주도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다 사고를 당했다. 앞에서 운전을 한 일행은 이전에 한 번도 운전을 해보지 않았음에도 운전을 해봤다고 거짓말을 했다. 모터사이클은 미끄러지며 덤프트럭으로 돌진했다. 조제의 다리는 절단되었다. 그럼에도 의식이 있던 그녀는 구급차 안에서 다리를 붙여달라고 말을 했다. 헬기를 타고 서울로 이송되었다. 수차례에 걸친 대수술이 끝났다. 접합된 다리는 점차 괴사하기 시작했고 결국 하지를 절단했다.

운전자는 거의 다치지 않았고, 그녀의 엄마는 병실에 찾아와 이런 말을 했다. “장애인이 된 게 꼭 나쁜 건만은 아니야.” 조제와 조제의 엄마는 너무 황당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멍해져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운전자, 그러니까 사고를 냈던 그녀는 조제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나도 힘들어.” 감히 지금 누구 앞에서 그딴 말을 지껄이는 거냐?

오래전, 당연히 사고가 일어나기 전, 조제와 나는 함께 ‘시규어 로스’ 콘서트에 갔고 뜨거운 열기와 섬광 속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날 정확히 어떤 곡들이 연주되었는지는 기억이 희미하다. 하지만 분명 ‘호피폴라’는 울려 퍼졌다. 사진 속 조제의 모습은 잠시나마 몸이 온전하던, 사고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던,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기 전으로 되돌아갔다.

나는 조제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그동안 잘 버텨내주어서 고맙다고, 앞으로도 누구보다 행복하게 버텨내어달라고, 절망에서 희망으로 넘어가는 호피폴라처럼 버텨내어달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우리는 매순간을 버틴다. 힘겹게 버틴다. 조제뿐만 아니라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까지, 각자의 무게가 다를 뿐 우리는 삶의 매순간을 힘겹게 버텨낸다. 항상 내 모든 결점과 약점, 단점들을 받아줘서 고마운 나의 조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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