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에 영혼을 판 남자

나는 존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웃음에 있어서만큼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 있는데 그의 이름은 마츠모토 히토시다. 일본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콤비 다운타운의 멤버로 초현실적이고 전위적인 개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남자다. 그의 혜성 같은 등장으로 인해 연예계와 방송가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물론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과거에 대한 동경과 향수에 빠진 한낱 무지한 늙은이가 되어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평생을 오로지 웃음에만 바치는 특유의 장인 정신은 본받을 만하다.

웃음이란 참 역설적이다. 무조건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잘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작정하고 노력하면 그만큼의 신선도가 사그라진다. 긴장과 이완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외줄 타기를 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사람이다. 평소 별반 재미없던 사람일지라도 언젠가 한 번은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데에 반해, 실수를 해도 안 웃긴, 죽을 때까지 진지한 의미만 찾아내는 사람은 그걸 보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괴롭혀 이내 광적인 웃음을 유발해 내기 때문이다. 재미와 의미는 별개가 아니다. 기발한 발상과 재치로 의표나 허를 찌르는 게 아니라, 본의 아니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버리는 것이다. 그 사실 자체로 웃기다.

그러나 그런 이상한 정도의 것들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최고로 웃기는 방법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다. 그저 단순히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만으로는 어감이 부족하다.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이 한 발 더 나아가는 적극적인 동시에 소극적인 행위는 무한궤도를 도는 작용과 마주하여 우리로 하여금 향정신적인 몰아에 이르도록 만들어 버린다. 나머지 것들은 모두 사족에 불과하다. 단언컨대 웃음에 관한 한 지금 여기 적혀 있는 게(이토록 짧단 말인가!) 이 세상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진리는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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