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인지 아닌지 헷갈려요

호감 있는 상대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음에도 ‘썸’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첫째, 걔가 고수다. 선수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효율적으로 연애의 주도권을 잡아 나가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쓰고 있다. 그만큼 당신을 좋아하고 있단 건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직행하든 곡행하든 앞으로만 가면 성공할 수 있다.

둘째, 내가 하수다. 하수라고 정의한 바에는 내가 이번 연애 시장에서 그다지 인기 없는 상품이란 것과 상대의 의중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 모두가 포함된다. 물론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고 있진 않다. 싫어하면 답장도 오지 않고 온다고 해도 꾸준한 연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좋아하고 있지 않다. 어장 관리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착하거나 심심한 거다. 정황을 설명하기 위해 나눠 표현했지만, 사실 높고 낮음은 상대적인 개념이라 첫째와 둘째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

인간 심리의 핵심은 ‘역설’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은 ‘듣고 싶은 말’이거나 ‘듣고 싶은 말을 유도하는 말’이다. 사랑해, 라고 하면 사랑해, 라는 말이 듣고 싶은 거고, 괜찮아, 힘내, 라고 하면 괜찮아, 힘내, 라는 말이 듣고 싶은 거다. 질문을 많이 한다는 건 질문을 많이 받고 싶은 거다. 상대의 말과 글을 면밀히 살펴보고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 줘라. 누구나 듣고 싶은 말을 들으면 편안해지고, 그 편안함을 제공한 상대를 다시 보게 된다. 그렇게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주야장천 해 줬음에도 진전이 없다면, 둘째의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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