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TENSION

고텐션

[박원순] 자살이 성역이 되는 사회

박원순 전 서울 시장이 성추행 건으로 전직 여비서에게 경찰에 피소된 바로 다음 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다. 이해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가장 순수하게 생각해 봐도 혹자가 외치는 알량한 범국민적 알 권리 따위를 넘어 양측 중 한 측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그 과정을 국민들에게 선보이는 방식을 통해 경찰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수사 실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박 전 시장과 그의 유가족들에게 고인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는 행위의 결례보다 훨씬 더 큰 불명예를 남기는 부작위의 결례를 범할 수 있다. 고로 박 전 시장의 추종 세력은 자신이 지지하던 자가 떳떳하지 않음을 직감했지만 그를 표하지 않고 공과 사의 구분을 들고 나와 감성적으로 고인만 추모할 게 아니라,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를 반대할 게 아니라 오히려 독려해야 한다. 그에게 자칫 영원히 남을 수 있는 불명예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 고인을 두고 수사를 할 수 있어?’가 아니라 ‘어떻게든 고인을 위해 최대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가 되어야 하는 거다. 진짜 정치를 위한다면 외려 정치를 배제해야 한다. 자살이 성역으로 고착화되는 사회 속에서 누군가는 최종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